꼬로넬 오비에도에서 맞이하는 다섯번째 날이다.

9월 1일부터 OJT 첫 날을 시작해서 몇 번째 OJT 날인지 알기가 참 쉽다.

다섯번째 날은 집을 구하러 다니면서 근처에 있는 중고등학교를 찾아가봤다.


파라과이에서 초등학교는 escuela primaria라고 하고, 중학교는 escuela secundaria, 고등학교는 escuela superior이라고 한다. 하지만 보통 공립학교에서는 중고등학교를 함께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서 중고등학교는 escuela secundaria라고 편의상 부르기도 한다.


이 기관을 찾아가 본 이유는 집을 구하러 다니다가 이 학교를 보자 문득 중고등학교의 교육수준과 시설을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내가 찾아간 Dr. Pedro P. Peña 중고등학교의 정문 모습이다.

파라과이에서는 설립자나 기관장 또는 기관에 관련된 중요한 인물의 이름으로 학교 이름을 정하는게 흔한 일이다.

꼬로넬 오비에도에 사시는 교민분의 자녀도 이 학교에 다니고 현재는 UNA에 진학하여 공부하고 있다.




전기분야로 파견나온 만큼 전기과에 찾아가봤다.

다들 수업에 열정적이다. 여학생의 숫자도 많았고 굉장이 적극적으로 실습에 임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도면보고 결선하여 구동중인 모터.




학생들이 참고한 결선도. 알고보니 학생들의 교과서가 없어서 선생님이 판서한 것을 따라 그린다.

우리나라 학생들 같으면 그냥 휘갈기며 그렸을 결선도인데 여기 학생은 자를 대서 반듯하게 그려놨다. 그것도 컬러풀하게..


자리를 이동해서 자동화 관련 과를 찾아가 보았다.



꼬로넬 오비에도에 살고 있는 몇 명 안되는 동양인으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사람들의 눈길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이런 나이 어린 학생들은 태어나서 꼬레아노가 아니더라도 동양인을 본 적이 있을까?

내 주변에서 서성거리면서 신기하게 보다가 내가 먼저 다가가서 인사하고 파라과죠 젊은 친구들 방식으로 악수를 시도하였다.

그랬더니 다들 놀랜다. 그리고 친해지는건 시간문제.ㅋㅋ

그리고 이것저것 묻기 시작하고 친근한 관심을 보인다.ㅋㅋ

나이가 조금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인사방식 보단 파라과이 토종어인 과라니어로 인사를 해주면 엄청 좋아한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한글로 인사하고 자기소개하면 우리도 기분이 좋아지듯이 말이다.

아무튼 내가 사진기를 들고 이곳저곳을 찍으니 친해진 애들이 알아서 자세잡는다. ㅋㅋ



그리고 여기 수업을 담당하는 선생님과 이야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를 실습실 한쪽으로 데리고 가더니 CNC 장비를 보여준다.

분명히 비싸게 주고 산 장비일텐데 고장이 나서 고치지 못하고 먼지만 쌓여가는게 가장 속이 상한단다.

여기는 파라과이에서는 시설이 많이 낙후되고 인프라가 부족한 탓에 이렇게 고장이 나버리면 속수무책이다.

특히 불안정한 전기공급 탓에 장비가 많이 손상되기 때문에 이런 비싼 장비를 고장내지 않고 사용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실습 장비도 전기와 공압이 공급되어야 제대로 동작하는 장비인데..

공압을 공급하는 콤프레셔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그냥 결선만 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결선을 하고 동작하는 것을 학생들이 봐야지 수업에 성취감을 느끼고 흥미가 생길건데..

아무튼 콤프레셔 같은 경우 여기서 충분히 고칠 수 있긴하지만 고치는데 시간이 들고,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면 결코 고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이다.


역시나 아무런 생각도 없이 꼬로넬 오비에도에서 가장 큰 학교를 방문해 보았는데 보고 느낀건 많았다.

시간을 내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 2

  • 좀좀이 (2014.09.09 07:03 신고)

    개발도상국은 확실히 전압이 불규칙한 경우가 종종 있더라구요. 그래서 전자제품 수명도 짧아지구요. 여담이지만 만약 전압이 불규칙하다고 한다면 스마트폰은 웬만하면 직접 충전하지 마시고 배터리 충전기를 이용하세요. 각종 교육 장비들이 부서지면 속수무책이로군요...아이들의 학습에 대한 열정이 저 필기에서 느껴지는 것 같아요!

    • LUIS92 (2014.09.09 07:34 신고)

      네.. 특히 여기는 바람이 쎄게 불거나 비가 오면 일단 정전이 됩니다. 수도는 좀 덜하지만 지방으로 갈 수록 심해지죠.^^
      그러다가 전기가 갑자기 들어오면 콘센트에서 스파크가 튀기도 하고, 아무 증상없이 전등이 나가기도 하고.. 비일비재합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