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는 볼리비아와 함께 남미 최빈국 중 하나다.

남미 최빈국이지만 주변 아르헨티나와 브라질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서 버스는 괜찮은 편이다.

사담을 붙이자면 버스는 아르헨티나가 세계에서 제일 좋고, 아마 그다음 파라과이, 브라질이 아닐까 한다.(아니면 브라질 다음 파라과이인가?)

우리나라 우등버스 보다 더 좋은 등급의 버스가 이미 돌아다니고 있으니..


아무튼 버스는 좋은데 버스 티켓 구입에 대해서는 아직 후진국의 시스템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가장 많이 느끼는게 버스 티켓을 구입할 때 요금인데..


내가 버스를 탈 때는 될 수 있으면 디렉또(Directo : 직행) 또는 라삐도 세르비시오(Rápido Servicio : 고속버스)를 탄다.

이런 버스들의 특징은 다른 일반 버스보다 버스의 상태가 좀 더 좋고, 빨리 간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가격이 조금 비싸다.


이 정도로만 놓고 볼 때는 크게 문제가 없다.

더 빨리가고, 더 깨끗하고, 더 좋은 버스를 타니까 요금을 더 내야하는건 당연한거다.


이것이 항상 일괄적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항상 바뀌니까 문제가 된다.


버스를 여러번 타고 다니다 보면 선호하게 되는 버스 탑승 시간이 생기게 되고, 그 시간대에 버스를 주로 탑승하게 된다.


내가 사는 꼬로넬 오비에도에서 아순시온 갈 때 가장 많이 타는 버스 중 하나가 13시 30분~14시 사이에 오는 과이레냐(Guaireña)라는 버스 회사를 탄다.

이 버스는 소위 디렉또(Directo)라는 직행버스이다. 중간에 멈춰서는 일이 거의 없이 간다.



티켓 요금은 25,000 과라니.. 우리나라 돈으로 약 5천원..


사실 디렉또 버스를 25,000 과라니에 구입하게 된건 얼마되지 않았다.


오비에도 버스터미널에 들어오면 덕지덕지 달라붙는 티켓 판매원의 호객행위에 많이 넘어가보기도 했다..

(요금을 바가지를 썼다는게 아니고, Enseguida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산다. Enseguida는 곧, 당장이라는 뜻이지만 버스는 1시간 뒤에 오는 경우가 많았다.)


경험이 없을 때는 티켓 구입할 때 정가 3만과라니~3만5천과라니를 다 주고 구입을 하였었다.



임기 끝나기 얼마 남지 않은 요즘엔 사람들 얼굴도 많이 익히고, 많이 친해져서 그런지 싸게 요금을 준다.. 

(같은 버스를 타고 오는 동료 단원 누나는 4만 과라니나 주고 오는데..)


오비에도 버스 터미널에 들어서면 보이는 풍경이 위 사진이다.


교통의 요충지 답게 버스 터미널이 크다. 아마 파라과이에서 2~3번째로 크지 않을까..



오비에도는 나의 홈 그라운드니까 티켓을 싸게 구입할 수 있지만..


아순시온에서 버스 티켓을 구입할 땐 이야기가 달라진다.


같은 디렉또를 구입하였는데 35,000 과라니.. 정가를 다 받는다.


사실 이게 맞는 것이다.


일반 단원들은 생활비를 많이 받지 못한다. 그래서 버스 요금에 대해서도 민감하다.

나는 얼마에 왔는데, 누구는 얼마에 왔네.. 라는 이야기를 단원들이 모였을 때 쉽게 들을 수 있다.

같은 거리를 다른 요금으로 온다면 누구는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들고, 티켓을 싸게 구입하기 위해 현지인들에게 짧은 스페인어로 언쟁을 해야하고..


이런 소모적이고, 피곤한 일이 은근히 자주 발생한다.

어쩌겠는가.. 이 나라 시스템이 아직 사람과의 친하다는 정도에 따라 요금이 정해지는 후진적인 시스템을 아직 못 벗어난 탓인데..


티켓을 구입하는 입장에서 같은 버스, 같은 티켓을 구입하는데도 일률적이지 못한 것이 나를 웃게 만들기도 하고, 서운하게 만들기도 하고 그런다.



이제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꼬로넬 오비에도 버스 터미널..


가장 오른쪽에 과이레냐와 함께 자주 이용하는 Expreso Guarani 버스가 있네..


한국으로 돌아가면 고작 1만과라니(2천원)에 웃기도, 짜증나기도 하는 일이 생기진 않겠지..


하지만 그리워지겠구나..

댓글 2

  • 좀좀이 (2016.05.06 04:34 신고)

    버스 가격이 정가와 더 받는 개념이라면 이해가 쉽게 되는데 정가에 추가되기도 하고 할인되기도 한다니 진짜 능력과 운에 따라 버스 요금이 결정되는군요. 할인가의 정체는 무엇인지 궁금해지네요^^

    • LUIS92 (2016.05.08 20:33 신고)

      버스 할인의 정체는 버스표 판매하는 사람과의 친밀도(?)로 결정되는거 같아요 ㅋㅋ 친하면 할인되고 안친하면 정가를 받는 그런 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