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께서 남미 순방 중입니다. 오늘까지 볼리비아에 계시다가 오늘 7월 10일부터 12일 일요일까지 파라과이를 방문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파라과이에서는 교황님을 주제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파라과이는 과거 국교가 존재했던 나라입니다. 국교는 가톨릭이었죠. 우리나라로 따지면 천주교. 하지만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는 요즘 파라과이에서 국교라는 개념은 사라졌습니다. 다만 파라과이 전 국민 약 90%가 가톨릭을 믿고 있어서, 국교나  다름없는 상황입니다.


오늘 텔리비전에는 파라과이 현지 시간으로 7월 10일 오후  1시쯤부터, 교황님이 볼리비아를 떠나는 순간부터 오후 3시 파라과이 도착하는 순간까지 생방송으로 중계를 했습니다. 교황님이 탄 비행기가 하늘에 어디쯤 지나고 있는지 보여주면서 말이죠.


그리고 오후 3시 정확하게 교황님께서 타고 있는 비행기가 파라과이에 도착하였습니다. 도착하는 순간에 집 주변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소리도 들리더군요. 교황님 인기가 전 세계 어디에서 높다고 할 수 있지만, 여기는 더 인기가 높은 듯합니다.


스페인어로 교황님은 El papa라고 부릅니다. 엘빠빠, 정관사 El을 떼고 빠빠라고 부르기도 하죠. 빠빠라는 말은 우리나라 말로 아빠입니다. 아빠를 조금 높인 아버지라는 단어는 Padre라고 합니다. El  padre라고 부르지 않고 빠빠라고 부르는 건 중남미 사람들에게 교황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가깝고 친숙한 존재로 느끼고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오늘 텔레비전을 켜고 교황님이 오는 장면을 봤습니다. 솔직히 수도 아순시온으로 가서 직접 교황님을 보고 싶었지만, 교황님이 오는 기간을 특별공휴일로 지정하는 바람에 파라과이의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고, 버스도 끊겨버렸습니다. 내일은 까아꾸빼(Caacupe)라는 파라과이의 성지에서 미사를 갖는다고 하는데, 그 덕분에 수도로 가는 Ruta 2 구간은 모두 통제에 들어가서 수도로 갈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다 막혀 버린 상태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지 텔레비전으로 시청하게 되었네요.

교황님이 파라과이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는 축제로 한창입니다. 공항 활주로에서 교황님 환영 세레모니가 진행되네요. 세레모니는 파라과이 국가를 부르는 것부터 시작해서 전통 노래, 전통 춤 공연, 그리고 성모 마리아와 예수님, 그 외 성인들이 나오는 퍼포먼스로 꾸며졌습니다.


가만히 텔레비전으로 보니 오른쪽 하단에 수화로 통역해주는 사람도 있었네요. 평상시에는 전혀 볼 수 없는 수화 통역이었는데, 오늘은 모든 국민들을 위해서 이렇게 통역 서비스를 제공해주나 봅니다.



교황님 오른쪽에 앉아 있는 사람이 파라과이 대통령입니다. 파라과이 Día de la independencia때 수도 대통령궁 뒤에 있는 꼬스따네라(Costanera)에서 사물놀이 행진을 한 적이 있어서 기억이 나네요.


솔직히 이 날, 과연 교황님이 파라과이 오실 수 있을까? 굉장히 궁금했답니다. 왜냐하면 요즘 파라과이가 장마기간이라 비가 엄청나게 오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산이 없어서 기후 변화가 굉장히 불안정해서 천둥번개도 굉장히 많이 친답니다. 어느 조사에 따르면 세계에서 천둥번개가 가장 많은 곳이 1위 스리랑카, 2위가 파라과이라고 하더군요. 특히 파라과이는 700m를 넘기는 산이 없어서 번개가 지면 가까이까지 내려와서 치기 때문에 천둥소리도 엄청 시끄럽습니다.


교황님이 볼리비아를 떠나는 순간에도 비가 많이 왔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교황님이 도착 예정 시간인 오후 3시 이전에 구름이 걷히고, 해가 뜨더군요. 비행기는 제 시간 맞춰서 도착하고, 교황님께서는 세레모니를 보시고, 차 타고 수도로 이동하는 그런 일정이 다 끝날 때까지 날씨가 맑았습니다. 그리고 교황님 야외 일정이 모두 끝난 오후 5시 쯤부터 갑자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제 현지인 친구가 보내준 사진입니다. 교황님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었네요. 하늘의 하늘색이 보이시죠? 



저의 파라과이 현지인 가족들과 이웃 주민들은 교황님께서 파라과이 오신다고 하니까 하느님께서 살펴보시었다. 하느님께서 교황님이 파라과이 온 것을 축하하기 위해서 비를 그치게 만드셨다. 등등 신기하게 생각하더군요. 저는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지만, 이 나라 사람들에게 교황님의 존재는 실로 엄청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에 저도 이 대화에 끼어들어 참 신기하다, 대단하다고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아무튼 파라과이에 계시는 동안 파라과이는 큰 사고 없이, 그리고 교황님께서는 남은 일정 잘 마무리하고 무사히 돌아가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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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좀좀이 (2015.07.13 05:08 신고)

    인구 90%가 가톨릭인 파라과이로 교황님께서 가셨다니 그 환호가 어느 정도였을지 상상이 안 가요. 모든 가게와 버스까지 끊겨버릴 정도였다니 정말 어마어마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교황님께서 오신 동안 비가 안 내렸다니 우연이라고는 하지만 신기하네요^^

    • LUIS92 (2015.07.15 09:50 신고)

      교황님이 오셔서 활동하실 때만 딱! 비가 그쳐서 엄청 신기했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대부분 신기하다고 이야기를 하죠.^^
      저도 정말 신기했지만, 우연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ㅎㅎ